[육아 회상] #1. 책 읽어주기에 대하여

in sct •  6 days ago  (edited)

어제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다가 놀라운 글을 보았다.
돌 정도 되는 애기에게 책을 읽어주느라 새벽까지 못 자서 피곤하다는 글이었다.
그 글은 지난 날의 후회 같은 글이었으므로 현재 진행형은 아니었다.

많은 엄마들이 애기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강박적으로 읽어주는 엄마들을 보며 그녀들이 혹시 책을 읽어주기만 하면 애들이 똑똑해지거나 책을 좋아하게 되거나 그렇다고 생각을 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책을 가까이 하면 앞으로 책을 좋아할 확률은 높아지겠지만, 그렇다고 공부를 잘하게 되거나 그런 건 아니라고 본다. (물론 전문가도 아닌 나의 생각이다.)

서점이나 어린이 도서관 같은 곳에서 구연동화 강사처럼 소리를 높여 책을 읽어주는 엄마들이 있다. 세상 열심이다.
특히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거나 사투리로 억세게 읽어주는 걸 보면 사실 보는 내가 다 부끄럽다.

책을 사서 집에 가서 읽어주지.
공공질서가 뭐에요? 수준이다.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억지로 "여기 앉아봐." 해서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책을 못 읽게 해보자.

엄마가 몰래 뭔가를 하고 있다.
엄마가 무슨 책을 혼자서 보고 있다. 읽어주지도 않고 보려고 해도 자꾸 보여주지 않는다.
뭐지? 궁금하다.

엄마가 주방에 가신다.
아싸. 뭐지? 이건 뭐지?
이 재미있는 걸 엄마 혼자 보고 있었네.

이건 무슨 내용이지?
엄마가 안 읽어줘서 뭔지 모르겠네. 궁금하다.
이 글자를 알아야겠다.

이 과정이 책 읽어주기보다 훨씬 더 책을 좋아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엄마가 아이 책을 읽어주려고 뒷꽁무니 따라다니는 것 보다
엄마가 무슨 책이든 재미있게 보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애들이 '아, 책은 재미있는 거구나. 저기 나오는 글자를 빨리 알고 싶다.'

이런 과정을 겪게 되는 것이다.

난 동화책을 사면 내가 먼저 읽었다. 아이에게 읽어주지 않아도 엄마가 코를 박고 열심히 보고 있으면 아이는 관심을 가지게 된다.

엄마, 아빠는 텔레비젼을 재미있게 집중해서 보면서
아이들에게는 "책은 재미있는거야. 책을 많이 읽어야 훌륭한 사람이 되는거야."
라고 아무리 말해봐야 소용이 없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지 말고 (물론 한 두번은 읽어주면 좋다.)
아이에게 책을 읽어달라고 하자.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은
그림을 보고 유추해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빨간 모자 얘가 혼자 숲속에서 노래를 부르며 할머니 집으로 가고 있어요.
할머니가 늑대로 변했어요. 아이 무셔."

아이에게 책을 못 읽어준다고 자책하지 말고 본인이 재미있게 책을 보자.
아이는 엄마 옆에서 책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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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uking님이 lucky2님의 이 포스팅에 따봉(5 SCT)을 하였습니다.

궁금증을 유발 하는게 최고군요 ㅎㅎ 저도 한번 해봐야겠어요 ㅎㅎㅎ
강압적으로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다 책을 읽지는 않더라구요
더더욱 반발심만 생기죠 ㅎ

우리 애들 어릴 때 도서관에 데려 갔더니 주로 매점 근처에만 맴돌던 기억이....

대단하십니다. 세이펜 들려주며 책 읽으라고 했던 저를 반성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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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바빠서인지 책이 잘 안봐지네요